윤명로, 익명의 땅 941214, 63X77, 1994년

[제주도민신문 = 남재옥 기자]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은 3월 9일부터 5월 1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2021년 첫 소장품전<비극의 모라토리엄(비극의 유예)>을 개최한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소진되어가는 가운데, 이번 소장품전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절망과 좌절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작년 한 해 우리들의 일상을 어둡게 물들였으며,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경제가 아주 어려운 국면에서 채무의 지불을 일단 유예하겠다는 의미로, 비극이라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상황에서 일단 이를 유예하고 그 정체를 냉정하게 성찰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이번 소장품전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4개의 소주제로 구성하였으며,▲첫 번째 에서는 우리를 지금 비극으로 몰고 가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학적 충격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두 번째 <슬픔의 시대, 슬픔의 도시>에서는 불안이 만연한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도시의 공허를 소개한다. ▲세 번째 <유예된 비극>에서는 좌절과 절망, 분노와 우울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여 ▲마지막 <태풍이 지나간 뒤>에서는 미래에 대한 사유와 끝내 포기하고 싶지 않은 희망에 대한 바람을 소개한다.

이번에 작품이 전시되는 이건용, 윤명로, 윤형근, 김성호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고영우, 현충언, 양미경, 강태환 등 도내 작가들 등 총 30명의 작가 작품 33점이 소개된다. 관람은 인터넷 사전예약 및 현장발권을 통해 가능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기당미술관의 소장품 중 좌절과 절망 혹은 희망을 표현한 다양한 심상의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소장품의 활용도를 제고함과 동시에 코로나 19로 인해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극복의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남재옥 기자 jjnews36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