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전총괄과 안전기획팀장 오진욱

[제주도민신문]봄기운이 무르익으면서 서귀포 전역은 고사리를 캐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들판과 오름, 숲속에는 ‘고사리 풍년’을 기대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든다. 하지만 아름다운 봄 풍경 이면에는 주의를 요하는 그림자가 있으니, 바로 길 잃음 사고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 511건 중 212건, 즉 41.5%가 고사리 채취 중에 발생했다. 이 중 사망 1명, 부상자 13명이 발생했으며, 사고의 약 60%가 3월~5월에 집중, 특히 4월은 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

사고는 주로 해발 200~600m의 숲속에서 발생한다. 이곳은 표지판이 부족하고 지형이 비슷해, 한눈을 팔거나 고사리에만 집중하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게다가 대부분 단독 활동이 많아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구조가 어려워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2025년 3월 28일, 봄철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는 고사리 채취와 같은 야외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서귀포시에서도 주요 지점에 현수막 설치, 마을방송, 안전캠페인 활동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사리 채취를 위해 길을 나서는 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항상 2명이상 함께 다니고, 휴대폰과 호각 등 비상물품을 소지하며,채취 중간중간 위치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는게 중요하다. 또한 일몰 1~2시간 전에는 반드시 하산하고, 길을 잃었을 땐 당황하지 말고 119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자, 우리가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기다. 고사리는 잠시지만, 우리의 생명은 단 한 번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의를 더할때, 모두가 안전하고 따뜻한 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