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아라동 표세진 주무관

[제주도민신문]도시를 걷다 보면 가로수나 전신주, 신호등, 심지어 안전 펜스까지 무분별하게 내걸린 불법광고물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라동도 예외는 아니다. 신축 아파트 분양 광고, 학원 홍보, 부동산 안내 등 상업적 목적의 불법현수막과 전단지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활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불법현수막은 도로변과 보행로에 무분별하게 설치돼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보행자의 동선을 방해한다. 강풍이나 비바람이 몰아칠 때 떨어지거나 날아가면서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전봇대와 담벼락에 덕지덕지 붙은 불법 전단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훼손돼 더욱 지저분한 환경을 만든다. 과장된 광고 문구나 허위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많아, 불법광고물은 단순한 도시미관 문제가 아닌 시민의 안전과 신뢰를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인식 변화다. 불법광고물이 난무하는 이유는 결국 이를 필요로 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불법광고물을 단속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광고를 소비하지 않는 시민들의 태도다.

우리가 불법광고물을 외면하고, 이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의존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어들고, 불법광고물도 감소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집을 구할 때 무분별하게 붙은 불법 부동산 광고가 아니라 공신력 있는 채널을 활용하고, 학원을 찾을 때도 거리의 광고물이 아닌 공식 홈페이지나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깨끗한 아라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제주시는 불법현수막을 철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 자동 경고전화 시스템 운영 등의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아라동이 더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 필수적이다. 불법광고물 없는 거리는 단순히 보기 좋은 환경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품격과 질서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사는 동네를 스스로 가꾸고 지킨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불법광고물 없는 깨끗한 아라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아라동은 더욱 아름답고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깨끗한 거리를 걸으며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일, 이제는 우리의 손으로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