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말전문동물병원, 말 사랑 가족과 함께 기적을 만들다

[제주도민신문 = 임윤진 기자] 제주대학교 말전문동물병원(병원장 정효훈)은 지난 4일 제주시 월평동의 아침해목장(대표 강춘기)에서 건강하게 태어난 망아지와 그를 낳은 어미인 7세 더러브렛마 ‘마먼디’(별명)를 축하하는 잔치 잔치를 열었다.

말은 크고 복잡한 복부장기의 구조상 산통(疝痛, 배가 아픔)이라는 병이 잘 생기는데 분만과 관련된 산통(産痛)과는 다른 용어다. 임신한 암말은 태아가 성장하면서 배 안쪽의 공간에서 자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창자의 움직임이 제약을 받아 산통이 생기기도 한다.

몇 가지 검사와 약물 치료로 낫기도 하지만 창자의 변위나 꼬임, 탈장, 중첩 등이 확인되면 전신마취 상태에서 배를 열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수술 후에도 2주 정도의 집중적인 치료와 2개월 내외의 세심한 급식 관리가 필요한데, 임신하고 있는 암말의 경우 태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커서 치료도 더 조심스럽다.

그런데 ‘마먼디’는 임신 4개월 무렵에 산통으로 개복수술, 회복 후 임신 7개월 무렵에 다시 산통이 재발해 개복수술, 그리고 9개월 무렵에 세 번째 개복수술을 극복하고 건강한 망아지를 출산했다.

정효훈 병원장은 “세 번째 수술을 마치고 입원 치료를 받을 당시 밤낮으로 환자를 돌보는 가운데 어미 말이 잘 회복해서 뱃속의 망아지가 무사히 태어나면 함께 축하해주겠다고 마주에게 약속했었는데, 정말 건강한 망아지를 분만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조촐한 선물을 준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여러 차례의 수술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생명 사랑의 마음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한 마주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갓 태어난 망아지를 껴안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강근희 마주는 이십년 이상 말을 키워오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세 번째 수술을 고민할 때 “뱃속의 태아가 햇빛도 못 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며 지지해준 부친 덕분에 이 망아지가 태어난 것 같아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 강춘기 대표는 제주마 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2020년 제4회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상을 수상했고, 그의 가족은 3대째 말과 함께하는 제주의 대표적인 말 사랑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