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권리쟁취의 날 기념 420장애인문화제 개최

[제주도민신문 = 오준혁 기자]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0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앞마당에서 장애인권리쟁취의 날 기념 420장애인문화제를 개최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420장애인문화제는 기존 행정기관에서 주도하는 형식적인 장애인의 날 기념 행사를 지양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문화제는 지난 7일 데뷔한 별빛밴드의 여는무대를 시작으로 예술가 김원필씨와 문성필씨의 문화예술공연도 진행됐다.

날씨가 화창했지만 세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김경미 위원장, 이상봉 의원, 원화자 의원 등을 비롯해 100여명의 활동가가 참석했다.

최희순 상임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오늘 하루만을 기념하는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느 날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날 장애인들이 힘겹게 투쟁하던 역사를 기억하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세상,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권포럼은 ▲현실적인 탈시설 자립지원 계획 수립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 반영 　▲장애인 보조기기 서비스 지원 확대 ▲모두가 접근가능한 15분도시 환경 조성 ▲권리중심형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마련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한 시스템 구축. 6대 요구안을 제주특별자치도에 요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장애인 활동가들은 그 동안 겪어왔던 차별과 현실을 비판했다. 첫 번째 자유발언에 나선 이지혁 활동가는 “탈시설을 하려면 지역사회가 먼저 준비가 되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현재 제주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탈시설 시범사업을 비판했다.

두 번째 자유발언에 나선 임성철 활동가는 “장애등급제가 폐지된 지 4년이 되었지만 내 삶의 변화는 없었다.” 며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성토하면서 24시간 활동지원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세 번째는 보조기기 관련된 발언이 진행됐다. 발언에 나선 정재익 활동가는 “현재 제주에는 저녁과 주말 보조기기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전무하다.”며 24시간 수리지원 체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네 번째 발언에 나선 이은림 활동가는 유니버설디자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만 앞섰지 의지는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현 도정의 주요 추진 과제인 15분도시에는 모두가 접근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자유발언에 이어 선언문 발표를 통해 장애인권리쟁취의 날을 선포하면서 “우리는 단 하루의 조명과 364일의 소외된 삶을 단호히 거부하고,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평등하고 동등한 삶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을 발표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이연희 공동대표는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비장애인이 기본적으로 누리고 있는 권리를 우리도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매년 4월, 제주지역 중증장애인의 목소리를 지역 내에 알리는 420장애인문화제를 매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