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제비 귀소율 연구 위한 가락지 부착사업 시작

[제주도민신문 = 오승택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6월 24일(목)부터 25일(금)까지 이틀 동안 ‘제비 귀소율 연구를 위한 가락지 부착’ 사업을 제주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올해 우리 교육청과 경상남도교육청 우포생태교육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제비생태탐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내 제비생태탐구 학생 동아리 5팀과 생태환경교육 교사연구회의 참여로 운영되었다.

가락지 부착 사업을 위해 도교육청은 제주시청과 서귀포시청으로부터 야생동물 포획․채취 허가를 받았다. 24일(목) 제주시 화북동 일대, 25일(금) 서귀포시 효돈동 일대에서 성조 12마리를 포획하여 제비 날개 길이, 꼬리깃 길이, 무게 등을 기록한 후 발목에 가락지를 채웠다.

사람으로치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 것과 같은데, KPO BOX 1184 KOREA 010-28852 제주 제비의 첫 가락지 번호이자 전 세계 단 하나밖에 없는 고유번호이다.

지난 5월부터 제비생태탐구 동아리 학생들은 모처럼 교실을 벗어나 학교 주변의 제비 둥지 조사에 참여했다. “선생님! 저기 제비 둥지가 있어요!”, “어미 제비가 알을 품고 있어요!”, “저 둥지에선 벌써 새끼가 태어났어요.

새끼 다섯 마리가 입을 벌리고 있어요!”등 쉬지 않고 조잘거리는 소리로 학교 주변과 마을이 떠들썩했다.

제비가 있는 집이나 가게의 어른들은 훌륭한 마을 선생님이 되어 주셨다. 올해 제비가 처음 돌아온 시기와 몇 년째 계속 오는 제비들의 둥지 위치 및 번식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하셨다.

예로부터 제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새였다. 야생조류로는 매우 드물게 사람들과 가까이 살았으며 <흥부와 놀부> 같은 옛이야기에는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제비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제비는 특정 지역의 환경 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생물지표종이다. 전문가들은 흔하게 발견되던 여름철새 제비가 우리 주변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는 이유를 서식지 환경 변화 외에 둥지를 부수거나 떼어내는 등 사람들의 위협적인 행동에 있음을 지적한다.

학생들은 학교 주변과 마을 곳곳에서 제비 둥지와 개체 수 등을 조사하면서 지역 환경 변화의 현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제비를 보호하기 위해 제비 배설물 받침대를 손수 제작하여 설치하였고, 마을 어른들에게 제비를 보호해 줄 것을 당부하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하였다.

한편,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비는 귀소성이 강하여 매년 같은 지방에 돌아오는 예가 많다”고 설명하며 “올해 제주에서 처음으로 가락지를 부착한 제비가 내년 봄에는 좋은 소식과 함께 귀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